실리콘밸리 생활

실리콘밸리에서는 정규 직원과 청소부도 같이 밥을 먹는다

실리콘밸리 하랑 2025. 5.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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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찬스로 메타(이전 페이스북) 본사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메타 본사는 직원 복지를 위해서 회사안에 다양한 음식점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은 장면은 메타(Meta)에서는 정규직 직원뿐만 아니라 청소·경비 등 다양한 직군의 근무자들이 동일한 사내 식당에서 모두 무료로 식사하는 모습이였습니다. 

메타는 청소부 역시 회사의 '직원'으로 존중하며, 이들이 엔지니어나 사무직과 구분 없이 같은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이런 문화는 '모든 근로자가 회사의 동등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하는 공간뿐 아니라 식사 공간에서도 위계 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반면, 한국의 많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청소노동자 등 용역·하청 직원이 사내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별도의 공간에서 식사해야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LG트윈타워 사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이 한때 구내식당 출입을 제한당해 로비 바닥에서 식사를 해야 했던 일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회사 측은 방역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노동자들은 "오랜 기간 일했는데도 외부인 취급을 받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했습니다. 이후 노조와 시민사회의 항의로 식당 이용이 가능해졌지만,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소외감과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게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와 한국의 현실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메타처럼 직군·고용형태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식사하는 문화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조직 내 포용성과 존중, 평등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식사 공간에서조차 구분과 차별이 존재하는 환경은 노동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단순히 밥을 먹는 문제를 넘어, 조직이 구성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문화를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한국에서도 점차 더 많은 기업들이 직군과 고용형태를 떠나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메타 점심 중 바베큐
멋진 메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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